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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서 만난 김수근의 건축 — 옛 국립부여박물관 부여 당일치기 여행 중, 뜻밖의 건축물을 마주했다. 김수근이 설계한 옛 국립부여박물관이다. 강의 슬라이드인지 책에선지 사진으로만 접했던 건물을 실물로 마주한 낯설고도 반가운 충격이었다. 부여박물관연도_1965 위치_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산 16-1 건축면적_654㎡ 연면적_1,080㎡ 구조_철근 콘크리트kimswoogeun.org 1967년 준공된 이 건물은 서까래를 연상시키는 노출 콘크리트 구조와 맞배지붕, 전통과 현대가 혼합된 외관으로 눈길을 끈다.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분위기. 규모는 작지만 시각적 인상은 강렬하다. 세운상가, 공간사옥, 경동교회 등 서울에 위치한 김수근의 작품들은 여러번 방문하였지만, 부여에 위치한 이 건물을 보게 된 건 순전한 우연이었다. 이 건물은 1993년 .. 2025. 6. 8.
서울역 100주년: 건축, 도시계획, 철도정책, 그리고 문화유산으로의 전환 서울역 개장 100주년. 건축·도시계획·철도정책 변화와 문화역서울284 복원을 통해 서울역의 도시적 의미를 재조명합니다. 1. 서론: 서울역 100주년과 도시의 기억2025년, 서울역이 개장 100주년을 맞이했다. 정확히는 1925년에 문을 연 옛 서울역, 현재의 문화역서울284가 그 주인공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은 '역사성 회복과 가치 확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서울역은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닌, 대한민국 도시화, 철도정책, 건축사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상징물이었다. 서울역의 100년을 건축, 도시계획, 철도정책, 복원 측면에서 적어본다. 2. 서울역 건축사: 한국 근대 철도역사(驛舍)의 시작 서울역은 1922년 착공, 1925년 준공되었다. 설계에는 일본 .. 2025. 5. 26.
방축천을 따라 걷다 - 신도시 생태축을 생각하다 세종시에서 맞이하는 일곱 번째 봄, 방축천을 따라 걸었다.작년보다 물고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흐르는 물 속엔 물고기 떼가 어른거리며 헤엄쳤다.오리도 무리를 지어 유영했고, 백로는 천에 다리를 담그고 가만히 서서 물고기를 노리고 있었다. 천을 가로지르는 차도교 하부에는 비둘기가 나뭇가지를 물어와 둥지를 만드느라 분주하고,까치, 박새, 참새,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까지 천변 둔치를 따라 자란 나무와 풀숲 사이를 날아다녔다.산책로엔 유모차를 끄는 가족,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노인, 운동복 차림의 시민들이 있었다.풍경이 전보다 훨씬 풍성해졌다.생태축(ecological corridor)은 하천, 녹지, 숲 같은 자연 요소들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질 때 형성된다.이로써 작은 생태계가 살아나고.. 2025. 5. 20.
나는 왜 건축학과를 선택했는가 고등학교 시절, 명확한 진로 없이 방황하던 나는 우연한 계기로 건축학과를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성실한 학생이 아니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은 하락했고, 고3 중간고사 전날 밤을 PC방에서 보내고 학교에 간 적도 있다. 수능을 불과 며칠 앞두고도 부모님 몰래 몇 시간씩 게임을 했다. 내신은 기대 이하였고, 결국 수시로는 대학에 갈 수 없었다. 정시로만 승부를 볼 수 있었고, 그렇게 중앙대학교 건축학과에 들어갔다. 당시 나는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꿈이 없었다. 공부가 싫다기보다는,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목표가 없으니 동기부여도 없었고, 결과적으로 노력도 부족했다. 그런 와중에도 건축학과는 비교적 끌리는 선택지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 시카고에 있는 친척 집에 한 달간 머문 적이 있다. 건.. 2025. 5. 8.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 건축가 김석철이 꿈꾼 통일 한반도의 공간 전략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은 건축가 김석철이 제안한 통일 한반도의 장기 국토 전략이다. 남북을 아우르는 국토 균형발전과 수도 기능 재편의 비전을 담았다. 『한반도 그랜드 디자인: 2013 대통령 프로젝트』는 건축가 김석철이 2012년에 발표한 책이다. 이 책은 남북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한반도 전체의 국토·도시 공간 전략을 제안한다. 저자는 무분별한 개발과 정치적 목적의 단기 토건사업을 비판하며, 국가 차원의 장기적 공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의 배경과 목적저자는 2013년을 남북 모두에게 위기이자 기회의 해로 보았다.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인프라 혁신 방안으로 ‘국토 공간 질서의 전면 재편’을 주장한다. 남한의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외, 북한의 인프라 공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 2025.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