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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축천을 따라 걷다 - 신도시 생태축을 생각하다

Chae's Data 2025. 5. 20. 08:56

세종시에서 맞이하는 일곱 번째 봄, 방축천을 따라 걸었다.


작년보다 물고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흐르는 물 속엔 물고기 떼가 어른거리며 헤엄쳤다.
오리도 무리를 지어 유영했고, 백로는 천에 다리를 담그고 가만히 서서 물고기를 노리고 있었다.

방축천을 유영 중인 오리 무리방축천 물고기방축천 백로

 

천을 가로지르는 차도교 하부에는 비둘기가 나뭇가지를 물어와 둥지를 만드느라 분주하고,
까치, 박새, 참새,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까지 천변 둔치를 따라 자란 나무와 풀숲 사이를 날아다녔다.

산책로엔 유모차를 끄는 가족,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노인, 운동복 차림의 시민들이 있었다.
풍경이 전보다 훨씬 풍성해졌다.

생태축(ecological corridor)은 하천, 녹지, 숲 같은 자연 요소들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질 때 형성된다.
이로써 작은 생태계가 살아나고, 생명이 오가게 된다.
방축천은 세종시를 관통한다.
이 하천은 금강과 연결된다.
작년에는 내 공무원 동기 한 명이 방축천에서 야간 산책을 하던 중 수달을 목격했다.
아마 금강에서 방향을 잘못 잡아 거슬러 올라왔을 것이다.
분당 탄천에서는 종종 너구리도 발견된다고 한다.
하천과 녹지가 연속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생태축이 적절하게 계획되면
신도시 안에서도 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음을
방축천을 보며 다시금 떠올렸다.